서론 — 쟁점의 제기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에 대한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느냐는 질문은 단순한 예·아니오로 답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사회에서 핵심적 가치이나, 허위정보가 개인의 명예와 권리, 공중의 안전·공공질서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때에는 어느 정도의 제한이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구체적 예시를 통해 쟁점을 드러내고, 법리적·정책적 분석을 통해 규제의 정당성 여부를 검토한 뒤 결론을 제시하겠습니다.
예시
–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허위 주장
– 사례: 특정 백신이 심각한 부작용으로 대량 사망을 초래한다는 조작된 영상이 유통되어 접종률이 급락하고 의료체계에 부담을 준 경우.
– 영향: 공중보건에 직접적 피해, 예방·치료 기회 상실, 사회적 불안 확산.
– 선거 관련 허위정보
– 사례: 투표 조작·부정선거가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사실무근의 주장이 확산되어 선거결과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폭력적 집회로 번진 경우.
– 영향: 민주주의의 핵심 절차에 대한 불신, 공공질서 위험.
– 개인·기업에 대한 악의적 허위중상
– 사례: 유명인이나 기업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닌 범죄 혐의를 조작한 글이 퍼져 명예가 훼손되고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경우.
– 영향: 개인·기업의 재산권·명예권 침해, 회복 불가능한 손해.
이러한 사례들은 허위정보가 사회적·개인적으로 실질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규제 방안이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표현의 자유 침해 위험도 달라집니다.
분석 — 규제의 정당화 요건과 침해 가능성
규제의 정당화 여부는 주로 다음 기준에 따라 평가됩니다.
1. 법률에 근거할 것(법률유보)
– 모든 기본권 제한은 명확한 법적 근거를 필요로 합니다.
– 즉, 허위정보를 규제하려면 어느 행위가 금지되는지, 처벌·제재의 내용과 절차가 명확해야 합니다.
– 모호한 규정은 임의적·과도한 집행으로 이어져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킵니다.
2. 목적의 정당성(공공복리·권리보호)
– 규제 목적은 공중보건, 공공질서, 타인의 명예·권리 보호 등 정당한 공익이어야 합니다.
– 단순한 ‘불편감’이나 ‘정파적 불리함’을 이유로 한 규제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3. 적합성(유용성)
– 규제가 목적 달성에 실제로 효과적인 수단인지 검토해야 합니다.
– 예: 특정 정보 삭제나 유통 차단이 허위정보 확산을 실질적으로 줄이는지 검증해야 합니다.
4. 필요성(최저침해성)
– 동일한 목적을 위해 표현의 자유를 덜 침해하는 수단이 존재한다면 그 수단을 선택해야 합니다.
– 교육·팩트체크·플랫폼의 자체조치 등 비강제적 수단이 우선 고려되어야 합니다.
5. 비례성(이익·손해의 균형)
– 규제에 따른 표현의 자유 침해와 달성하려는 공익 사이의 균형이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 과도한 형사처벌·영구적 삭제가 동원될 경우 비례성 원칙을 위반할 수 있습니다.
6. 절차적 안전장치
– 명확한 기준, 신속한 이의구제·심사, 사후적 사법심사 등 절차적 보장이 있어야 임의적 남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위 기준으로 보면, 허위정보 규제 자체가 자동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규정의 구성·집행 방식이 부적절하면 심각한 침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 위험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의의 모호성: ‘허위정보’의 범주가 애매하면 정치적 반대 의견이나 부정확한 보도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형사처벌의 과용: 경미한 잘못 표현까지 형사처벌하면 자기검열( chilling effect)이 심화됩니다.
– 집행의 정치적 남용: 정부가 비판 보도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가능성.
– 플랫폼의 과잉검열: 플랫폼이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과도하게 내용을 차단하는 경우 표현의 자유가 제한됩니다.
또한 국제인권 규범은 표현의 자유 제한 시 엄격한 조건(필요성·비례성)을 요구합니다. 국제규범은 또한 ‘진실성’ 여부만으로 모든 규제를 정당화하지 않으며, 진실성과 공익성·고의성(악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응 방안과 규범 설계 원칙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를 줄이면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려면 법과 정책은 다음 원칙을 반영해야 합니다.
– 명확한 정의
– ‘허위조작정보’의 구성요건을 구체화(예: 사실에 반하는 진술 + 고의적 조작 또는 중과실 + 중대한 공익적 피해 또는 특정인의 명예 훼손).
– 단계적·보호 중심의 수단
– 먼저 플랫폼의 레이블링·팩트체크·접근성 제한(노출감소) 등 비형벌적 수단을 우선 도입.
– 형벌은 예외적으로
– 고의적이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형사처벌을 적용하되, 처벌의 수위를 엄격히 제한.
– 의무·책임의 구조
– 플랫폼에 과도한 필터링 의무를 부과하기보다는 신속한 통보·삭제절차와 이의제기 시스템을 의무화.
– 독립적·신속한 심사
– 정부 기관의 행정조치에 대해 독립된 기구 또는 사법심사를 통해 즉시 구제받을 수 있는 장치 마련.
– 투명성·보고의무
– 경찰·검찰·행정기관·플랫폼은 조치 근거·기준·통계를 공개하여 남용 가능성을 낮춤.
– 교육·미디어 리터러시 강화
– 근본적으로는 시민의 정보판단 능력 향상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임.
결론 — 규제 필요성은 인정되나 설계가 관건입니다
가짜뉴스를 그대로 방치하면 개인과 사회에 실질적·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일정한 규제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는 그 내용과 집행 방식에 달려 있습니다. 명확한 법적 근거, 목적의 정당성, 필요성과 비례성의 원칙, 절차적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다면 허위정보 규제는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지 않고 오히려 공익을 보호하는 합리적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명확한 규정·과도한 형사처벌·정치적 남용 가능성이 존재하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게 됩니다. 따라서 법·정책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기본권 보호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플랫폼·시민·언론의 책임을 균형 있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련조문(참고)
– 대한민국 헌법
– 제21조: 언론·출판의 자유 및 집회·결사의 자유 보장(표현의 자유의 근원적 규정).
– 제37조: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음을 규정(기본권 제한의 일반원칙).
– 형법(명예훼손 관련)
– 명예훼손죄 등(형법 내 관련 조항): 공연히 사실이나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법 조항 및 적용 요건은 법 전문·판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 불법정보의 유통 차단·삭제 및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조치, 이용자 신고·이의제기 절차 등(구체적 조항은 해당 법률 원문 참조).
–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 법률
– 허위·왜곡 보도에 대한 규제 및 방송사업자의 책임에 관한 규정(구체적 조문은 방송법 원문 참조).
– 국제인권 규범(참고)
– 국제인권규약(자유권규약, ICCPR) 제19조: 표현의 자유와 그 제한 요건(법률에 의한 제한, 필요성과 목적의 정당성 등).
(참고: 위 관련조문은 법리적 방향을 안내하기 위한 목록입니다. 구체적인 조문 번호·문언이나 최신 개정 내용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등 공식법령정보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