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이다. 나름 나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럼 그 계기가 무엇이냐 하면 쌩뚱맞게도 심리학자이자 의사였던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고등학생 때의 나는 ‘범죄 추리소설’과 ‘범죄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거장 ‘에도가와 란포’를 비롯한 훌륭한 작가들의 소설을 읽으며 범죄 그 자체와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계기에 물음표를 달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심리학과로 진학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정신분석학의 역사에 대해 접하게 되었는데 ‘프로이드’와 ‘칼 융’, ‘알프레드 아들러’와 같은 학자들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되면서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관련 진로를 탐색하던 중, ‘프로파일러(범죄행동분석관)’라는 직업이 나를 가슴뛰게 만들었고, 정말 멋져보여 어떻게 하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찾아보았다. 당연히 정보는 많이 없었고, 막막했으나 어찌되었건 경찰이 되어야 한다는 것 하나는 확실한 듯 했다. 정신분석학에 대한 동경의 종점은 경찰이었다. 그저 내가 하고싶은 일을 빨리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끌렸다. ‘범죄 분석요원 특채’도 있었지만 조직에 들어가기 까지 너무 오래걸린다는 단점이 있었고, 합격의 문도 너무 좁아 일반공채로 빨리 합격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결론이었다.
결국 경찰행정학과를 진학하게 되고, 얼마 뒤 군대를 가게된다. 군대에서도 준비를 하고 싶었고, 내가 자대로 오기 한달 전 전역한 선임이 군대에서 전역과 동시에 경찰에 합격했다는 말을 듣고 준비 해볼까 하였으나 어림도 없었다. 그건 신의 영역이었다. 아직도 그분이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감도 안잡힌다. 여튼 나도 전역이란 것을 하게 되었고 전역 1년 뒤 경찰 시험이 크게 바뀐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마음편히 준비하고싶어 학교를 1년 더 다니며 그동안 헬스장을 열심히 다녔고, 체력을 기르는 것에만 집중하며 살았던 것 같다.
22년이 오기 2주일 전, 짐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어떻게 공부할지 계획을 세우던 중이었다. 얼른 시험을 해치우고 싶었고 치열하게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하면 더 잘될거라는 생각에 기숙학원으로 전화를 걸게된다. 마침 얼마 뒤에 신입생을 대거 받는다는 직원의 말에 솔깃했지만 너무 비싼 학원비 때문에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고, 부모님과 얘기하며 딱 두달만 있다가 와보는게 좋지 않겠냐는 말에 바로 등록을 해버리게 된다.
2022. 1. 2. 기숙학원에 들어갔고 범죄심리학자를 동경하던 난, 경시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