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도 책임이 생기나요?
외국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했을 때라도 국내 법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 책임이 생기는지, 형사·민사 관점에서 어떻게 판단되는지, 인용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예시·분석·결론·관련조문 순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예시
- 사례 1 — 확인 없이 인용하여 명예훼손 발생: 외신 A가 익명의 제보를 인용해 X기업의 회계부정을 보도했는데,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었다고 가정합니다. 국내 블로거 B가 해당 외신 기사를 그대로 퍼가며 “X기업은 회계부정 혐의가 있다”라고 단정적으로 게시했다면, X기업은 B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나 형사고소(명예훼손)를 할 수 있습니다.
- 사례 2 — 출처 명시·공익성 인정되는 경우: 외신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실을 취재해 보도했고, 국내 언론 C가 “외신 보도에 따르면”이라고 명확히 출처를 밝히며 추가 취재와 균형 있는 보도를 한 경우, 형사처벌이 면제되거나 민사책임이 제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 사례 3 — 악의적 각색·확대: 외신이 보도한 의혹을 단순 인용한 것이 아니라 발췌·편집하여 원문과 다른 의미로 확대·변형해 게시한 경우, 인용이라는 형식을 빌렸더라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분석
- 1) 형사책임(명예훼손) 관점
-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공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처벌됩니다. 다만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라도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을 면하는 예외가 있습니다. 따라서 인용한 외신 보도의 내용이 ‘진실’인지, 그리고 그것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 외신 보도를 그대로 옮겼더라도 그 내용이 허위이거나 확인되지 않은 중대한 사실 적시로 타인의 명예를 침해했다면 형사책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면 외신 보도가 사실에 근거하고 공익적이라면 형사처벌의 예외가 적용될 여지가 큽니다. 다만 형사절차에서는 보도의 진실성을 입증하는 책임이 문제되므로, 인용자(피고)가 진실성을 입증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2) 민사책임(손해배상·불법행위) 관점
- 민법상 불법행위(예: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여 손해를 발생시키면 책임을 지게 합니다. 외신 보도의 단순 인용이라도 그로 인해 명예가 침해되어 손해가 발생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민사소송에서는 피고가 진실성·공익성·정당한 보도의 범위 내에 있었음을 주장·입증하면 책임이 감면되거나 면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진실이라 하더라도 사생활의 비밀 등에 관한 경우에는 제한될 수 있습니다.
- 3) 정보통신망을 통한 인용(온라인 게시)의 특칙
-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은 별도의 규제가 있으며, 온라인에 게시된 외신 인용 내용도 이 규제에 해당합니다. 온라인 특성상 전파속도와 확산력이 크기 때문에 법원이 보다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습니다.
- 특히 반복적·확산성이 큰 게시물은 손해의 범위가 커져 배상액이 커질 수 있습니다.
- 4) 인용·출처 표시의 효과와 한계
- 출처를 분명히 밝히고 “외신 보도에 따르면” 등으로 표기하는 것은 독자의 오해를 줄이고, 고의(악의) 또는 과실의 정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출처 표시만으로 책임이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인용한 내용이 허위이거나 왜곡되었을 때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 법원은 인용의 방식(직접 인용·요약·추측 첨가 등), 추가적 설명의 유무, 보도의 맥락(공익성·사적 관심사 여부), 인용자가 취한 확인 노력(verification)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 5) 외국 보도의 신뢰성·진실성 문제
- 외국 언론 보도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진실’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외신 자체가 오보일 수 있고, 국내 사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오해를 낳았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인용자는 가능하면 추가 확인(교차 검증)을 해야 합니다.
인용 시 실무적 유의사항
- 출처 명확화: 원문 출처(언론사명, 기사 제목, 링크 등)를 명시합니다.
- 표현의 신중성: “~라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라는 보도가 있다”처럼 사실의 출처를 분명히 하고 단정형 표현을 피합니다.
- 추가 확인 노력: 가능하면 국내 관련 자료나 다른 신뢰할 수 있는 출처로 사실을 교차검증합니다.
- 과장·추측 금지: 외신 보도를 자신의 의견이나 추측으로 확대·왜곡하지 않습니다.
- 공익성 판단: 보도의 목적이 공익(예: 공직자의 부정행위 폭로 등)에 해당하는지 스스로 점검합니다.
- 삭제·정정보도 준비: 인용 후 사실과 다른 점이 확인되면 신속히 정정·삭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법적 조언: 논란 가능성이 큰 사안은 게시 전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결론
외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한다고 해서 국내법상 책임이 자동으로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인용 내용의 진실성, 공익성, 인용자의 확인 노력과 표현 방식입니다. 출처를 밝히고 공익적 목적 아래 정당한 보도의 범위에서 신중히 인용하면 형사·민사 책임을 피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오보나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단정적으로 전파하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신을 인용할 때는 가능한 한 사실을 교차검증하고, 출처를 명확히 하며, 필요한 경우 정정·삭제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관련조문(요지)
-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 공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처벌됩니다. 다만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세부적 적용은 사안별로 법원이 판단합니다.)
- 정보통신망법 제70조(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 등) —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규제하고, 형사처벌 및 피해회복 조치를 규정합니다. 온라인 게시물의 경우 이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민법 제750조(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여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이 규정에 근거합니다.
- 헌법 제21조(언론·출판의 자유) — 언론·출판의 자유는 보장되나, 타인의 권리(명예 등)도 보호되어야 하므로 자유와 권리 보호 사이의 균형이 요구됩니다.
(참고: 위 관련조문은 법리의 요지를 정리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때는 조문 전문과 판례를 확인하고 법률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